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논란, 구역 밖 단지의 위기와 기회 – 초고층 개발이 남긴 형평성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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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논란, 구역 밖 단지의 위기와 기회 – 초고층 개발이 남긴 형평성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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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논란, 구역 밖 단지의 위기와 기회 – 초고층 개발이 남긴 형평성의 질문

재개발, 기대와 균열이 동시에 자라는 현장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 주거·상업 혼합지로 변모해온 성수동은 최근 몇 년간 가장 극적인 도시 재편의 무대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입지, 2호선과 분당선 접근성, 그리고 서울숲과 인접한 환경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초고층 주거타운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특히 4지구의 경우 지하 수층에서 지상 60층대에 이르는 초고층 설계가 거론되며, 총사업비 1조 원을 훌쩍 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정비사업은 본질적으로 ‘미래가치의 선반영’ 게임이다. 조합원은 분담금을 감수하는 대신 신축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기대하고, 시공사는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내세워 도시 스카이라인을 새로 쓴다. 문제는 이 거대한 가치 재편의 파도에서 누가 승선하고, 누가 해안에 남는가다. 같은 생활권, 같은 상권을 공유해온 인접 단지들 사이에서도 재개발 구역 포함 여부에 따라 자산의 궤적이 갈라진다. 이번 성수 사례는 바로 그 지점에서 갈등이 표면화된 전형적인 장면이다.


구역 밖의 딜레마: 신축 아파트의 역설

재개발 구역 지정 당시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였다는 이유로 제외된 단지들이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준공된 단지들은 당시에는 신축 프리미엄을 누렸지만,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초고층 랜드마크와 나란히 서게 될 중층 아파트가 되었다.

이들이 제기하는 우려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일조권 및 조망권 문제다. 60층 이상 초고층이 인접해 들어설 경우 동·서향 세대의 일조시간 감소는 현실적인 이슈가 된다. 둘째는 상대적 가격 디스카운트다. 동일 생활권 안에서 ‘재개발 신축 대단지’와 ‘구역 외 기존 단지’라는 구분은 시장에서 명확한 가격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도시정비 실무의 관점에서 보면 사업 도중 구역을 확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정비계획 고시,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단계별 행정 절차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편입은 사업성 재산정, 동의율 재확보, 분담금 재조정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동반한다. 이는 사업 지연 리스크를 폭증시키고 금융비용을 키운다. 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확정된 사업 구조를 흔들 유인이 크지 않다. 이 지점에서 주민의 체감 형평성과 제도적 경직성이 충돌한다.


시공사 경쟁: 브랜드 전쟁과 설계 차별화

대형 정비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은 단순한 공사 수주를 넘어 브랜드 전략의 전초전이다. 이번 4지구 입찰에는 롯데건설대우건설이 참여해 하이엔드 콘셉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사는 자사 최고급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해외 설계사와 협업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스카이라인과 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한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트렌드는 단순한 ‘고층화’가 아니라 ‘상징화’다. 외관 특화 디자인, 한강 조망 극대화 배치, 호텔식 로비와 컨시어지 서비스 등은 분양가 상한제의 제약 속에서도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결국 조합은 공사비 조건뿐 아니라 미래 분양성, 브랜드 파급력, 금융 지원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다만 과열 경쟁은 또 다른 리스크를 낳는다. 공사비 증액 요구, 특화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원자재 가격 변동은 사업 후반부 갈등의 씨앗이 된다. 최근 몇 년간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시공사 분쟁이 빈번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 역시 장기적 비용 통제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다.


형평성과 도시계획의 간극

도시계획은 장기적 공공성을 전제로 한다. 반면 개별 소유자는 단기적 자산가치에 민감하다. 성수 사례는 이 두 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구조적 갈등이다.

구역 지정 시점의 ‘신축 여부’는 행정적으로는 합리적 기준일 수 있다. 노후도, 안전진단, 기반시설 확충 필요성 등 객관적 지표를 충족해야 정비구역으로 묶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당시의 판단은 새로운 불균형을 만든다. 재개발 단지는 초고층 신축으로 변모하고, 제외 단지는 상대적 노후 단지로 인식된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인접 단지에 대해 별도 리모델링, 소규모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대안을 모색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초대형 랜드마크 개발과 맞먹는 자산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정책 설계 단계에서 ‘단절 효과’를 최소화하는 구역 설정과 단계적 확장 가능성에 대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


향후 전망: 기회인가, 또 다른 분화의 시작인가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사업은 상징성이 크다. 한강변 초고층 주거벨트의 완성은 서울 동북권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인근 상업시설, 업무시설, 문화 인프라와 결합하면 복합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라면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 사업 속도다.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일반분양까지 최소 수년이 소요된다. 금융 환경과 부동산 경기 사이클이 변수다. 둘째, 공사비와 분담금 추이다. 원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되면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셋째, 구역 외 단지의 대응 전략이다. 리모델링 추진, 소규모 정비사업 전환 등 자구책이 현실화될 경우 자산가치 격차는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례는 단순한 ‘재개발 호재’ 뉴스가 아니다. 동일 생활권 안에서의 자산 재편, 브랜드 경쟁, 행정적 형평성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도시정비의 축소판이다. 투자자라면 감정적 기대보다 사업 구조와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실거주자라면 장기 거주 전략과 주거 만족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성수의 스카이라인은 바뀔 것이다. 다만 그 변화가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의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시의 진화는 늘 선택과 배제를 동반한다. 이번 정비사업이 ‘상승의 서사’로 기록될지, 혹은 또 다른 분화의 시작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정책 운용과 시장 환경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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