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낀 다주택자 집, 실거주 2년 유예… 양도세 중과 부활 앞둔 부동산 시장의 분기점
2026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본격 적용된다. 정부는 중과 재개 방침을 유지하되,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보완책을 내놓았다. 그 핵심이 바로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할 경우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조치다.
겉으로 보면 완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물 유도와 세제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복합 전략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출구를 열어주되, 시간은 제한한다”는 구조에 가깝다.
이 정책이 시장에 던지는 신호는 무엇인지, 세금 구조는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전월세 시장에는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지 단계적으로 분석해보자.
1. 정책의 본질: ‘거래 유도형 압박 전략’
이번 대책의 본질은 명확하다.
다주택자에게는 ‘시간 제한 출구’를 제공하고, 무주택자에게는 ‘거래 참여 조건 완화’를 제시하는 구조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단, 잔금과 등기는 지역에 따라 4개월 또는 6개월 내 완료해야 한다. 이후 계약분부터는 기본세율(6~45%)에 20~30%포인트가 중과된다. 3주택자의 경우 실효세율이 80%를 넘을 수 있다.
즉, 정부는 세제 압박을 공식화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라는 ‘유도성 신호’를 보낸 것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는 거래를 막는 핵심 장애물이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이면 매수자가 바로 입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최대 2년 유예해 주겠다는 것은 매매의 현실적 장벽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조건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 무주택자만 해당
- 세입자 계약 종료 시점까지만 유예
- 계약갱신청구권은 보장되지 않음
완전한 완화가 아니라 조건부, 기한부 완화다. 정책 설계 자체가 “매도는 유도하되 투기는 차단한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2. 양도세 중과 복원과 등록임대 축소: 세제 정상화의 신호탄
이번 국무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메시지는 등록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축소다.
그동안 등록 임대주택은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중과 배제 혜택이 유지되며 사실상 절세 수단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적정 기간 이후에는 일반 주택처럼 중과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세제 특례의 단계적 축소가 예고됐다.
이는 정책 방향의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임대 공급 확대 → 세제 혜택 부여
현재: 다주택 억제 → 세제 특례 축소
즉, ‘공급 유인형 세제’에서 ‘보유 억제형 세제’로 회귀하는 흐름이다.
이 변화는 단기적으로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임대 공급 위축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세제의 일관성은 시장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제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자산 배분 구조를 결정하는 강력한 정책 수단이다. 이번 조치는 다주택 구조를 장기적으로 해체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3. 시장 반응: 매물은 늘었지만, 거래는 신중하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미 증가세다. 특히 강남·송파·성동·광진 등 한강벨트 중심으로 매물이 크게 늘었다. 일부 단지는 호가가 수억 원씩 조정됐다.
그러나 매수세는 빠르게 붙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매수자들은 “5월이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더 내려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둘째,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
셋째, 정책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다.
즉, 매도자는 시간에 쫓기고, 매수자는 기다린다.
이런 구조에서는 거래 절벽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다. 절세 매물은 늘어나겠지만,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강남권 일부 단지의 호가 하향은 상징적 신호에 가깝다. 실거래 가격이 본격적으로 조정되려면 매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가 필요하다. 현재는 그 전 단계로 보인다.
4. 전월세 시장의 변수: 임대차 공급 축소 가능성
이번 정책의 또 다른 중요한 파장은 전월세 시장이다.
무주택자가 매수한 후 실거주 의무 유예를 받더라도,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즉, 계약 종료 시 매수자가 입주하면 해당 주택은 임대 시장에서 이탈한다.
이미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연초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 전세 공급 감소
- 월세 전환 가속
- 전세가 상승 압력 확대
라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정책은 매매 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지만, 전월세 시장이라는 또 다른 축에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한강벨트와 분당 등 인기 지역에서 임대 물건 감소는 체감도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정책은 항상 ‘풍선효과’를 동반한다. 매매 규제 완화와 세제 압박이 동시에 작동할 때, 임대 시장이 그 압력을 흡수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 향후 전망: 단기 매물 증가, 중장기 구조 재편
이번 조치로 5월 9일까지는 매물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매도 움직임은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강남권과 핵심 입지의 경우 여전히 자산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
- 다주택 구조 점진적 축소
- 법인·임대사업자 활용 전략 약화
- 실수요 중심 재편 가속
- 전월세 시장의 월세화 심화
이번 정책은 단순한 유예 조치가 아니라 다주택 구조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세제 프레임을 재설계하는 신호로 읽힌다.
핵심은 ‘시간’이다.
정부는 시간을 제한해 매도를 압박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 시간을 계산하며 움직인다.
향후 3개월은 매도자의 결단과 매수자의 관망이 교차하는 구간이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거래량과 실거래가 흐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향후 1~2년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이번 대책은 완화도 아니고, 강화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압박 속 출구 전략”이다.
세제 정상화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단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교한 조정이다. 다만, 매매 시장 안정과 임대 시장 균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5월 9일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다.
부동산 세제의 방향성이 다시 굳어지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공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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